팔공산 산중장터 승시


인사 드립니다
팔공산 산중장터 승시

팔공산 산중장터 승시

가을축제, 승시(僧市)를 열면서


하늘과, 물과, 마음이, 맑아지는 삼청(三淸)의 계절에 유서 깊은 팔공산록에서 펼쳐지는 승시축제를
대구 경북 시·도민 모두와 함께 축하하고, 뜻 깊게 생각합니다.


승시 팔공산 산중장터

승시(僧市)는 스님네들의 산중 수행생활에 있어, 불사(佛事) 용품의 생산과 유통, 생활용품의 물물 교환등 단순히 사고, 파는 경제적 행위만 이뤄졌던 시장(市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수입전(垂手入廛)이라는 의미가 곧 승시를 단적으로 이르는 말인데, 두 손을 늘어뜨리고 저자거리에 들어간다는 말로써 심우도(尋牛圖)에서 말하는 수행의 마지막 관문(關門)을 그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수수(垂手)가 상징하는 의미는 심리적으로 이미 바깥경계를 초월한 안심입명(安心立命)이라 할 수 있으며, 일없는 무위(無爲)의 경계를 그렇게 그린 것입니다. 그렇게 전(廛)마당에 들어 간다는 것은 또 다른 목우행(牧牛行)이 되는 것입니다.
스님이 나무를 하더라도 나무만 한다면 나무꾼이요, 도리를 잊고 장사만 한다면 장돌뱅이에 불과하지만 그 무엇을 하여도 수행자의 본분을 잃지 않을 때 비로소 수행자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장터에서 빠트릴 수 없는 것이 때에 맞춰 선보이는 씨름판인데,
우리 동화사 영산전(靈山殿) 출입문 위에는 100여 년 된 귀한 벽화가 한 점 있습니다.

그 벽화는 씨름하는 모습을 그린 벽화인데 샅바를 잡는 법도 현대식 샅바법이 아니라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예전법이며, 그 한 편에는 시념인(時念人)이라고 씌어 있습니다. 그것은 씨름의 이두(吏讀)표현으로 시시(時時)때때로 생각, 생각 놓치지 않고 최선을 다 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씨름에 있어 한 찰라, 잠깐 방심하고 놓치는 순간에 승패가 갈리는 것처럼, 우리가 어떤 분야에서든 시시때때로 생각, 생각 놓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의미로 “책과 씨름 한다”는 말이 있듯이, 하고자 하는 일에 골몰하고 몰두하여 일가(一家)를 이루는 그것이, 씨름판에서만 천하장사일 뿐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진정한 씨름꾼이요, 천하장사인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그런 일류 씨름꾼이 될 때 사회와 국가는 태평가 울려 퍼지는 大同의 세상이 될 것입니다.
승(僧)자(字)를 파자(破字)하면 사람 인(人)변에, 일찍 증(曾)자인 것처럼 사람다운 사람이 가장 일찍 되는 것을 승(僧)이라 하며 그런 스님들의 저자인 승시(僧市)는 모든 인간 삶의 질곡(桎梏)과 희비(喜悲)가 점철(點綴)되어 있고, 산에서, 물에서, 들에서 생산되는 모든 물목이 집합하고 남녀노소가 함께 어우러지는 시전(市廛)에서 그간의 수행정도를 시험하고 완성시켜나가는 현장으로, 가장 빨리 사람다운 사람이 되게 하는 저자 공간, 즉 수행공간인 것입니다.

팔공산 승시(僧市)에는 승속을 떠나 우리들이 살아가는 아련한 삶의 흔적들이 스며있는 장소와, 구전(口傳)으로 문헌(文獻)으로 전해지고 있는 옛 이야기 속의 모습들을 오늘에 재현하여 서로 소통함으로써 대동화합을 이루고,

그 속에서 내일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고 발현하여 우리 사회 공동체의 공동선(共同善)을 구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승시(僧市)정신이라 하겠습니다.


승시는 팔공산에 산재한 역사와 문화 자산의 발굴 보전이라는 의미와 더불어 고증과 재현이 필요하다는 호응에 힘입어 준비된 축제입니다. 이를 위해 올해 승시는 팔공산 전역의 역사와 문화자산이 배경이 되며, 대구 경북 시도민과 대구를 찾는 세계인들이 다 함께 즐기며, 몸으로 감동하고 마음으로 행복한 야단법석(野壇法席) 한마당 축제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불교문화와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풍성한 볼거리와 다양한 체험 현장을 마련하여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홍보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승시가 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지구촌 축제가 되어 연연세세(年年歲歲)이어질 수 있는 전통문화가 되도록 다 함께 힘을 모읍시다.


승시마당이 아름답게 장엄(莊嚴)되도록 함께 거행하는 국화 전시회는 가을의 서정(敍情)을 더욱 투영하게 하여 우리의 일상이 향기롭게 이어지도록 하리라 생각하면서 자연과 사람들이 함께 아우러져 베푸는 이 의미 있는 마당에 오셔서 보이지 않는 마음의 보배를 한아름씩 안고 가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능담 효광
대한불교조계종 팔공총림 동화사 주지

팔공산 승시축제 봉행위원장 능담 효광


우)41007 대구광역시 동구 동화사1길 1Tel. 053-980-7956~7Fax. 053-985-9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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